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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영화

겨울왕국 - 디즈니의 진격(?)


 


 디즈니의 눈의 여왕 프로젝트는 이미 오래전부터 계획되었던 프로젝트였습니다. 특히 지금처럼 다양한 순수한 디즈니 원작의 오리지널 애니메이션이 제작되기 전, 메르헨을 기반으로 애니메이션이 제작될 때부터 있어왔다고 하더군요. 특히 디즈니 내부에서도 눈의 여왕은 여러번 담당자들을 거쳐 왔습니다. 그렇게 여러번의 부활과 무산을 거쳐서, 디즈니의 야심찬(?) 계획은 라푼젤(Tangled)의 성공으로 다시금 부활하게 되죠. 특히 라푼젤의 성공은 디즈니 특유의 3D 애니메이션 스타일을 다시 정립함과 더불어, 2D 애니메이션으로 계획되었던 기존의 계획에서 3D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하게 됩니다. 


 기술적인 측면을 얘기하자면, 저는 그런 쪽으론 문외한이라 잘 모릅니다. 다만 확실히 극찬 받았던 라푼젤의 그래픽 구현 기술을 발전 계승해서, 2D+3D 같은 독특한 느낌을 구현해냈습니다. 이전에도 말했던 것 같아요. 부드러운 천을 위에다 씌운 것 같은 질감 말입니다. 눈 그래픽도 상당히 현실적으로 구현해 내서, 보는 재미도 충분히 있습니다. 물론 모션의 뻣뻣한 느낌이 있기도 한데, 그런 부분은 좋게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구요. 해가 갈 수록 발전해 가는 게 기술이다 보니, 올해는 더 나아지겠고, 내년에도 더 나아지겠죠.


 노래는 당연히 좋습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강점인 뮤지컬 스타일의 작풍과 더불어, 토니상 수상자이기도 한 이디나 멘젤의 Let it Go에서 절정에 달합니다. 특히 이디나 멘젤의 존재는 엘사 연기보다, 이런 노래 부르는 장면에서 더 드러나는데요, 생각보다 이디나 멘젤이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습니다. 다만 그가 부른 겨울왕국의 노래는 이 Let it Go 하나로도 충분해요. 그녀의 존재감이 제대로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구요. 저는 시간상 더빙판으로 보게 됐는데, 더빙도 만족스러웠습니다. 전체적으로 튀거나 부족한 것 없이 흠잡을 데 없는 더빙이었습니다.


 스토리의 부분을 이야기한다면, 부족한 부분이 분명히 있습니다. 디즈니 르네상스의 완벽한 귀환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지만, 당시 지적받았던 단점도 그대로 가지고 오고 있어요. 엘사의 경우 캐릭터가 지나치게 평면적인데다가, 수동적인 타입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특히 극 중 드러나는 캐릭터성과, Let it Go에서 드러나는 캐릭터성은 사뭇 다릅니다. 노래를 위해서만 만들어진 캐릭터성이 따로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특히 엘사가 적극적으로 보이는 부분은 위 노래 할 때 외에는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더구나 삼각관계를 해소하는 스토리 전개 또한 개연성이 심각하게 결여되어 있어서, 좀 황당할 정도입니다. 스포일러라서 정확히는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만, 정말 황당했어요.


  왜인지 모르게, Let it go를 부른 캐릭터라서 그런지, 영화 밖에서는 엘사가 유독 강조되는 모양새인데 영화의 주인공은 엘사가 아닙니다. 주요 플롯에서 엘사-안나 자매의 사랑이 강조되기는 합니다만, 엘사는 디즈니 프린세스라고 하기도 뭐하고(심지어 여왕입니다. 공주가 아니라요!) 등장 비중도 안나에 비하면 조금 모자라는 편이에요. 하지만 그동안 여자에, 공주에, 활동적이고 적극적인 주인공 + 독특한 개성에 잘생긴 왕자 혹은 다른 직업을 가진 또 다른 주인공의 결합과 사랑을 다룬 기존 디즈니 프린세스들과는 다른 스토리 공식을 보여주고는 있어요. 오히려 겨울왕국은 남주와 여주의 사랑의 비중을 조금 빼서 다른 쪽에 할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엘사가 덜 조심스럽고, 덜 사려깊었으면 좋았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안나가 그런 부분을 좀 나눠줬다면 좋았을 거예요.


디즈니에서 두번째로 잘 되고 있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이미 국내에서 100만명을 넘겼다죠. 전세계에서 7억 달러 이상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동안 2위였던 라푼젤이 천문학적인 제작비로 흥행하고도 씁쓸한 뒷맛을 남겼지만 겨울왕국 덕분에 디즈니는 축제 분위기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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