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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영화

설국열차


 


얼어버린 지구를 돌고 돌며 횡단하는 무한 동력의 열차! 얼어버린 지구를 뺀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런 행복한 영화는 아닙니다. 한국 영화에선 보기 드문 포스트 아포칼립스 영화라고 하더군요. 저도 한국에서 제작한 포스트 아포칼립스 영화는 처음 보는 것 같아요. 기존엔 해외 블록버스터 영화만 봤는데, 이렇게 접하니 색다르더군요. 배우들이야 헐리우드 영화에서 자주 보던 배우들이지만, 뭐 그래도 한국 영화니까요.


 설국 열차를 보고 왔습니다. 이미 한국 자본으로 제작하는 영화에서 보기 힘든 유명 헐리우드 배우들이 대거 캐스팅되면서 개봉 전부터 입소문을 탄 작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재밌게 봤습니다. 저야 어차피 사소한 장점만이라도 있다면 지루하게 느끼지 않는 편이라서요... 영화 제작비는 3900만불 정도라고 하던데요, 헐리우드에 비하면 엄청나게 저렴한 예산이긴 하지만 그렇게 저렴하게 느껴지진 않는 영화였습니다. 물론 배경이 약간 CG 티가 나는 부분이 있었던 건 좀 아쉬웠어요. 그러나 이 영화는 열차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그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설정에 대해선 말이 많았죠. 무한 동력을 가졌는데 SF 장르인데도 불구하고 그 부분에 대한 설명이 아주 빈약하다라는 얘기도 그 중 하나였구요. 전 근데 신경쓰지 않고 봤습니다. 물론 자잘한 설정이 뒷받침된다면 더 좋았겠지만 태양열로도 갈 수도 있겠고, 핵융합을 이용해서 가동이 될 수도 있겠죠. 저는 오히려 앞쪽칸에 사는 승객들이 어디서 생활하는지 그게 더 궁금하더군요. 분명 사는 사람은 엄청 많은데 말이에요. 그 부분이 나오지 않아서 더 아쉽던걸요.


혁명에 대한 이야기, 계급에 대한 이야기들이 담겨있습니다. 결말 부분은 좀 전형적인 면이 있다고 느껴졌어요. 전체적으로 이야기가 확 개성있다거나 한 것 같진 않습니다. 정도를 잘 걸었다고 할까요. 유머도 나름 잘 녹아있다고 생각해요. 전 봉준호 감독 영화를 몇편 본 적도 없고, 유머도 제 취향이라고 하기엔 거리가 멀어서 평소 작품에서 어느 정도의 유머를 구사하는지 알 수가 없지만 그래도 몇몇 장면에선 관객들이 크게 웃기도 했습니다. 


미국 개봉일은 아직도 결정이 안 된 것 같은데 많이 좀 봤으면 좋겠습니다. 많이 봐야 헐리우드에서 봉준호 감독의 다른 작품들을 더 많이 만나볼 수 있겠죠. 한국에서 그의 작품을 보는 것도 큰 복이라고 생각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