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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 부모와 자식이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국내에서 잘 알려져 있는 감독입니다. "아무도 모른다" ,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같은 작품들은 국내 영화팬들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기도 했지요. 특히 보통의 일본 상업영화와는 다르게, 잔잔하고 과장이 없는 연출로 인해서 저도 정말 좋아라하는 감독 중에 하나입니다. 그가 작년에 새로 선보인 작품은 부모와 자식, 특히 부성애를 주제로 한 작품입니다.

자식이 있는 분들이 보시면 더 공감할 수 있는 영화입니다. 저야 자식은 커녕 결혼도 하지 않은 상태여서, 와닿지 않는 부분도 분명히 있었지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들이라면 더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해요.

 

  낳은 정이 먼저냐, 기른정이 먼저냐하는 이야기는 꽤나 자주 접할 수 있는 단어이기도 합니다. 특히 한국의 막장 드라마 환경에서 바꿔진 아이, 입양아는 흔히 있는 소재이기도 하고 그들을 길러준 양부모의 이야기도 극의 중심에 자리하는 중요한 소재이기도 하니까 말이죠. 설정자체도 조금 올드한 편이고, 막장 드라마스럽기도 하지요. 여기서 감독의 진가가 나타나지만요.

  어쨌든 영화의 이야기는 6년동안 외아들을 애지중지 키워온 젊은 부부가 아이가 바뀌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여기까지는 원래 알려진 시놉시스니까, 그냥 마음 놓고 쓸게요. 특히 승승가도를 달려오며, 본인처럼 아들까지 우수한 인재로 기를 마음을 품고 있던 노노미야 료타는 큰 충격에 빠지게 되지요. 동시에 그의 아내 노노미야 미도리도 자책감에 빠집니다. 그래도 그들은 자신의 친자식을 키우고 있던 부부와 만나기로 결정하게 되지요.


  사실 극의 해결 방식은 지극히 영화스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어색하고 불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꽤나 코믹하게 흐르기도 하고, 술술 풀리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거든요. 특히나 주인공 노노미야 부부와 친자인 류세이를 키우고 있던 부부(이름이 갑자기 생각나지 않네요.)는 가정 형편부터 생활방식까지 완전 천지차이입니다. 이야기의 중반까지 이들의 대비를 표현하는 데 시간을 할애하기도 할 정도로요. 그렇게 상반되는 가족들을 만나는 상황에서도 극도의 갈등이 분출되는 장면도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너무 평화롭게 흐르는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예요. 영화 속 갈등의 대부분은 노노미야 료타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피와 정이라는, 무 자르듯이 쉽게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 아닌 것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갈등이기에 더 그런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극이 진행되면서 노노미야 료타의 심경변화는 이야기의 흐름을 좌지우지하게 됩니다.


  뭔가 드라마틱한 재미를 바라신다면 심심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 작품만의 재미가 있습니다. 마치 요코와 릴리 프랭키가 보여주는 소소한 유머도 있고, 노노미야 료타가 보여주는 정신적 성장을 보는 재미도 있거든요.



덧붙임) 미국 드라마의 Switched at Birth나 MBC에서 방영했던 반짝반짝 빛나는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소재 때문에요. 소재만 비슷하지 이야기는 셋 다 완전 다르게 흘러가는 이야기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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